편집 일기

세월호 2주기를 맞이하며...

작성자
틔움출판
작성일
2016-04-10 21:19
조회
1714
<리더 정신>의 출간 결정에 큰 영향을 줬던 세월호 사건 2주기를 맞이하여, 지난 2월 16일 <리더 정신> 출간 기념회 때 했던 장인형 대표의 기념사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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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 행사는 <리더 정신> 출간을 기념하며 공동 역자 두 분의 이야기를 듣고 또 책에 관해 토론하는 자리입니다. 역자 두분의 강연과 토론 시작에 앞서 책을 기획하고 번역 출간하게 된 과정을 간략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2014 4월에 우리 나라에서 큰 사고가 났습니다. 바로 세월호가 바다 한가운데 가라앉은 건데요. 이런 큰 사고가 나면 출판인들은 본질적인 질문을 하기 시작합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질문의 시작은 리더십이었습니다. 사고야 날 수 있지만, 사고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정부와 언론 등 관련 조직이 보여준 대응에 국민은 모두 실망했습니다. 이런 시스템의 문제는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고민했구요. 구조적인 문제 중 상당 부분이 바로 리더의 부재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고민을 하던 중, 2014 10월 미국에서 발행된 leadership crisis and free market cure라는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목 자체가 당시 리더십의 부재를 해결해 줄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한국의 세월호 사건 못지않게 큰 충격을 줬던 2008년 미국 금융 위기를 모티브로 삼고 있습니다. 금융 위기의 원인은 무엇이었고, 그 해결 방식에 있어서 리더십이 중요함을 잘 설명하고 있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의 저자 존 앨리슨은 케이토 인스티튜트라는 미국 공공정책연구소 소장입니다. 케이토인스티튜트는 리더십을 연구하는 기관이 아닙니다. 개인의 자유와 제한된 정부 역할, 그리고 자유시장과 평화라는 원칙을 표방하며 정부 정책에 대한 연구와 다양한 제안을 하는 워싱톤의 싱크탱크입니다. 이런 곳에서 리더십에 관련된 책을 발행한 것입니다. 그 이유는 많은 정치 경제 사회 문제가 잘못된 리더에서 기인한다고 보고 있어서 입니다.

또한 저자는 20년 넘게 미국 금융업계에 종사했던 인물이어서 기업 리더들에게도 도움이 될만한 경험을 갖고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런 배경으로 책의 한국어 출판권을 틔움출판이 계약하게 되었고, 초기에는 저와 한국CFO스쿨의 심규태 대표가 공동으로 번역해서 출간하기로 했습니다. 이미 심대표와는 제가 벤처기업 CFO였을 때, CFO 재무 리더십이란 책을 공동으로 번역한 적이 있으며, 북펀드 프로젝트를 통해 두 번의 공동 번역과 출간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제가 쉽게 제안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바쁜 일을 핑계로 번역에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던 차에, 마침 장진원 부사장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에게는 정말 큰 행운이었는데요. 장부사장님께서도 당시 출간을 목표로 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3권의 책을 번역해 놓으셨고, 번역된 원고를 보니, 번역 원고의 수준이 아주 뛰어났습니다. 그래서 제가 부탁을 드렸고, 선뜻 승락해 주셔서 번역 출간이 가능해졌습니다.

사실 역자는 어쩌면 저자 보다 더 깊이 있게 책을 이해하면서도 비판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는 입장에 있습니다. 물론 번역이란게 창작 보다는 약간 쉬운 것으로 인식될 수 있지만, 번역은 정말 지난한 작업입니다. 단순히 영어를 한국어로 옮기는 작업이 아니라 사회, 문화적 특징과 메타포, 그리고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여 미국 생활에 익숙하지 않은 한국 독자라도 아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재 창조하는 작업이거든요. 그래서 단어 하나, 문장 하나하나를 뜯어보고 곱씹으며 번역을 한 역자는 저자 못지 않게 책을 깊이 있게 이해하게 됩니다. 그리고 250페이지가 넘는 한권의 책을 집필하다 보면 간혹 저자도 자신이 갖고 있는 선입견과 편견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역자는 바로 이런한 저자의 선입견과 편견을 자유롭게 비판할 수도 있어서, 어찌 보면 저자 보다 더 책을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이미 수차례 감사의 인사를 드렸지만,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번역 출간에 애써주신 두 분께 감사드립니다. 자, 그러면 번역 과정에서 놀라울 정도의 집중력을 보여주셨던 <리더 정신> 역자 두 분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우선 역자 두분의 강연을 약 45분 정도 듣고 질의 응답 시간을 통해 책 내용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